삶이 짧다고 느끼던 나에게 늘 삶은 짧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삶이 짧지 않다는 말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어요.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시간을 두고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것도 바로 그 생각이었어요. “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짧게 만들 뿐이다.” — 『세네카, 오늘을 빼앗기고 있는 당신에게』,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삶이 짧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내가 그 삶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는 충분히 돌아봤을까요. 이 책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익숙한 말 앞에서 잠깐 멈추게 했어요. 삶이 짧다는 말 뒤에 남는 질문 이 책은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대화편 다섯 편에서 내용을 골라, 하와이 대저택이 55편의 짧은 글로 재구성한 편역서예요. 시간뿐 아니라 마음의 평정, 여가, 행복, 고난을 함께 다뤄요. 제가 가장 크게 받아들인 건 삶의 길이를 바라보는 관점이었어요. 시간이 얼마나 빨리 흘렀는지만 생각하면 아쉬움은 남아도 무엇을 바꿔야 할지는 잘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내가 어디에 시간을 썼는지 묻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져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계속 미뤄둔 일은 없는지, 이미 끝난 일을 마음속에서 반복하며 오늘까지 내주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게 되니까요. 같은 하루라도 무엇에 마음을 두었는지에 따라 남는 것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 살았다는 것과 충분히 살았다는 것이 꼭 같은 뜻은 아닐 수도 있겠고요. 양보가 내 시간을 지키는 선택일 수도 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은 건, 부딪힐 가치가 없는 일에는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는 대목이에요. 이 부분을 시간에 대한 이야기와 연결해보니 더 와닿았어요. 내 말이 옳다는 걸 끝까지 증명하는 데에도 시간이 들고, 상대의 반응을 계속 떠올리는 데에도 마음이 쓰이잖아요. 그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물론 모든 상황에서 물러서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아요. 지켜야 ...
직장을 그만둔 뒤에도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제게는 이 질문이 『주식 투자의 그릇』을 읽는 동안 계속 남았어요. 회사를 떠난 뒤에도 생활은 이어져야 하고,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투자자는 그런 삶의 한 가지 모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도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보다, 한 사람이 그렇게 오랫동안 투자자로 살아왔다는 사실이었어요. 소설로 읽으니 가까워진 투자 이야기 『주식 투자의 그릇』은 후지모토 시게루가 쓴 소설형 투자 입문서예요. 마흔 살 직장인 신페이가 시게루 할아버지를 만나 투자를 배워가는 이야기로 풀어갑니다. 제게는 이 소설 형식이 잘 맞았어요. 투자 지식을 설명만으로 접할 때보다, 인물이 질문하고 배우는 과정을 따라가니 이해하기 편했거든요. 책도 쉽게 읽혔고요. 주식에 관심이 생겨도 처음부터 차트와 지표를 공부하려면 부담스러울 수 있잖아요. 이 책은 인물의 대화를 통해 투자에 관한 생각을 접할 수 있어서, 입문자가 읽기에도 문턱이 낮겠다고 느꼈어요. 90세에도 투자하는 사람을 보며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시게루는 19세에 주식을 시작했고, 66세에 컴퓨터를 배워 인터넷 거래를 시작했어요. 책에서는 90세에도 활동하는 현역 투자자로 소개됩니다. 저자 소개 그 긴 시간이 놀라웠어요.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에 더해,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거래 방식을 익혔다는 점이요. 소설처럼 편하게 읽다가도, 그 뒤에 실제 투자자의 오랜 삶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크게 다가왔어요. 워런 버핏을 떠올리면 제게는 천재에 가까운, 쉽게 닿기 어려운 인물처럼 느껴졌어요. 그런데 시게루의 이야기는 조금 더 가까웠어요. 나도 배우고 따라가 볼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물론 그 역시 아주 오랜 경험을 쌓은 투자자예요. 책이 쉽게 읽힌다고 해서 그의 실력까지 쉽게 얻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겠죠. 다만 막연한 동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도 그렇게 오래 할 수 있는 ...